[사진=이병로 기자]

[한국영농신문 백종호 기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우리나라에 계란을 매월 1억 개 정도씩 보내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보도가 나와 화제다. 한편 노르웨이에서는 한 프로축구팀이 '맨 오브 더 매치'로 뽑힌 선수에게 트로피 대신 '계란'을 선물해 눈길을 끈다. 페널티킥을 막아내는 등 여러 차례 선방을 보여준 골키퍼를 수훈 선수로 뽑음과 동시에 선물로 계란을 준 것. 수훈 선수 선물로 계란이 주어진 것은 지역 농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유럽 언론은 보도하고 있다. 이 프로 축구팀이 자리잡은 곳이 양계, 육류 및 유제품 생산을 주로 하는 곳이기 때문이라고. 이 축구팀은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중인 엘링 홀란의 친정팀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에선 계란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계란가격 안정을 위해 약 2조원이 넘는 돈을 쓸 수 있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미국이 이른바 ‘에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것. 미국에선 현재 이른 아침부터 계란을 사기 위해 마트에 줄을 서는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대형마트에선 1인당 계란 1판(12개)으로 구매량도 제한하고 있는데, 이는 최근 계란 가격이 1년 전에 비해 약 2배로 뛰었기 때문. 뒷마당에 닭을 직접 키우는 미국인들이 늘고 있다는 뉴스도 볼 수 있다. 

미국의 이 같은 계란 부족 사태는 조류독감이 유행한 지난 2022년 이후 무려 1억 5천만 마리가 넘는 닭을 살처분했기 때문. 계란 부족사태는 살처분 때문에 나타난 현상인 셈.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에까지 계란 수출을 긴급 요청할 태세.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은 지난 3월 말 “한국, 튀르키에, 브라질에서 더 많은 계란을 수입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매월 1억 개를 우리나라에 수출요청을 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정확한 수출 요청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 국내 계란값이 최근 한 달 새 10% 넘게 상승했다. 지난 3월 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3월 16일부터 25일까지 특란 30구 평균 소매가격은 꾸준히 상승해 6,554원까지 치솟았다. 그렇다면 미국발 ‘에그플레이션’이 우리나라 계란값 상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일단 농식품부는 미국으로의 계란 수출이 국내 계란값 인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그 이유로 현재 국내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서 미국 위생검역 규정상 (우리나라의 )식용 신선란 수출이 가능하지 않은 점, 미국 업계가 제시한 가공용 신선란 공급가격이 너무 낮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계란산업 전반의 문제해결을 위해 기금을 조성하고 운영하는 계란자조금위원회의 안두영 계란자조금관리위원장은 최근 계란자조금 거출률 100% 달성 및 미납금 회수 및 과태료 부과를 공언한 바 있다. 아울러 홍보 예산을 통해 ▲국산 계란의 안전한 유통시스템, ▲수급안정 사업, ▲온라인 판매 시스템 활용, 홍보 확대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계란자조금 위원회가 밝힌 것처럼, 자조금 사업예산의 상당히 큰 부분이 홍보비와 수급안정화 사업에 쓰인다. 자조금 사업이 원만하려면 거출률이 높아야 하고 미납금이 적어야 하는 것은 기본. 미국의 계란 수출 요청 및 국내 계란값 상승 등 굵직한 현안이 있는데도, 기금 거출률 때문에 쩔쩔 매는 계란자조금위원회의 모습이 안타깝다. 국내외 현안들에 전혀 대응하지 못하는 계란자조금위원회의 분발을 촉구한다.

백종호 기자  bjh@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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